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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교통 VTS 여객선 해양안전/자율운항선박

자율운항선박 관련 정부대응과 연구현황

by 공부하는 장박사 2023. 3. 22.

1. 서론

자율운항선박 또는 무인선박에 대해 궁금해하시고 많은 분들이 자주 물어보셔서 제가 오프라인 강의에서는 간혹 말씀을 드리지만 아는 내용을 조금이나마 많은 분들께 공유해 드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취지를 널리 이해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육상교통수단의 변화를 넘어 이제 해상과 선박으로 빠르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기술이 자율운항(Autonomous Operation)과 원격운항 (Remote Operation) 기술입니다.
이러한 기술이 실제로 선박운항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연구와 실험이 뒤따라야 합니다.
자율운항선박시장은 2025년 약 180조 원, 2028년 309조 원 시장으로 매년 평균 12.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고려대, KAIST 등 연구자들과 국가 R&D과제로  "자율주행선박을 위한 운항관제 인공지능시스템 개발 연구"에 함께 참여한 바가 있고 현재 진행 중인 국가 R&D 과제인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연구"에 해운 7 세부 과제 (기술표준화)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조선국이면서 해운국(선주국)이면서 선원국의 지위를 가진 몇 안 되는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
자율운항선박 기술이 개발되고 본격적인 무인선, 자율운항선이 운항하게 된다면 선원의 일자리 문제는 향후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될 것입니다.
선원, 선원 일자리 이야기는 다음에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자율운항선박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대응과 연구내용, 진행상황 등에 대해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2. 자율운항선박 관련 정부 대응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해양강국을 자처하는 영국, 노르웨이, 일본과 같은 나라들은 지금까지의 해양패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부 주도하에 핵심기술 개발 및 실증을 활발하게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MUNIN, YARA, Autoship, SSAP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특히 노르웨이는 ’ 21.11월 세계 최초 자율운항 120 TEU컨테이너선인 ‘야라 버클랜드’ 실증과 일본은 ‘22.1월 완전 자율운항 174 TEU 연안 항로용 컨테이너선인 ’ 마카게‘ 실증을 이미 완료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선박 운항과 관련한 기술 중 부분적인 요소기술 개발은 해왔지만 선박 전체를 아우르는 기술개발을 국가주도로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느끼시겠지만 휴대폰의 예만 보더라도 최초의 휴대폰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벽돌폰을 만들었던 모토로라, 핀란드의 전설 같은 휴대폰 회사 노키아, 일본의 소니 등도 휴대폰 사업 시장 진출에 늦거나 기술에 한번 뒤쳐지기 시작하면서 그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실상 패배자가 되었던 것을 보면서 자율운항선박의 건조나 운항시장에서 초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거나 선점하지 못하면 아무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칫하면 자율운항선박의 원천기술은 경쟁국들이 갖고 오직 용접과 조립만 하는 단순한 생산공장으로 전락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각국이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자율운항선박은 다양한 해상환경을 스스로 인지‧판단하여 최적 운항경로 탐색을 통해 경제성을 높이고인적 과실로 인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미래 기술로 물류흐름을 10% 이상 증가시키고, 운용비용도 22% 이상 감소시키며, 무엇보다 인적 해양사고의 75%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범 국가적 R&D 프로젝트인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연구'를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제는 자율운항 기술개발 실증 및 표준화를 목표로 산업부, 해수부가 각각 역할을 구분하고 1단계와 2단계로 단계도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연구기관도 대표적 해양분야 국책연구기관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선급인 한국선급(KR)이 중심이 되어 2020년 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KASS)을 발족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2020년~2022년 1단계는 시스템 개발 및 통합
  • 2023년~2025년 2단계는 실증 및 운용
  • 총 연구비: 1,603억 원

2023년 올해부터는 2단계로 지금까지 연구로 개발된 시스템을 실제 선박에 적용하여 실증하고 운용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3. 주요 연구 내용

선박이 자율운항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대표적 기술과 개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3.1 주요 개발 내용


지능항해시스템 

  • 각종센서에서 주변상황에 대한 실시간 인식 및 분석 기술
  • 충돌 같은 위험상을 예측하여 자율적 의사결정 기술

 

원격제어시스템

  • 육상에서 선박상황에 대해 실시간 파악 가능, 정보 전송 가능
  • 원격제어 기술
  • 끊김이 없는 육해상 통신시스템

 

기관 자동화 시스템

  • 사고 발생 시 또는 고장 발생 시 원격 유지보수 가능

 

성능실증

  • 성능실증센터를 운영하여 시스템 검증 및 해상시운전, 인증절차 수행

 

국제표준화

  • 법제 개정 및 국제표준화 선도
  • 우리나라가 자율운항선박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여건 조성

 

3.2 성능실증센터의 역할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 (울산)

아무리 기술이 개발되어도 이를 적용하고 실증해 보기 전까지는 그 기술을 완전히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성능실증센터를 구축하여 운영 중에 있습니다.
 
성능실증센터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 자율운항선박 안정성 평가 및 성능 검증
  • 자율운항선박 원격 모니터링
  • 자율운항선박 운항상황 디스플레이
  • 해상 시운전 통합 관제시스템 구축
  • 실해역 시험을 통한 정량평가 및 검증
  • 시험선 활용실증 및 인증 테스트
  • 시스템 분석 인프라 구축

 

3.3 성능실증 센터의 구성

2022년 11월 울산에 자율운항선박 성능 실증센터가 준공하였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시뮬레이션 기반 테스트실, 시나리오 개발실, 시운전결과 해석실, 빅데이터 서버실, 디지털 트윈 브리지 모니터링/원격제어실, 시운전 통합관제실, 성능실증개발 연구실, 장비보관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금씩 기능을 알아보겠습니다.
 
시뮬레이션 기반 테스트실 

  • 10종 이상의 주요 장비 및 알고리즘 기능 및 성능에 대해 다양한 운항환경 조건과 가상 시나리오에 대해 정량적 성능평가 수행

 
시나리오 개발실

  • 다양한 종류의 자율운항선과 여러 가지 운항환경에 대한 체계적인 시험 시나리오 개발

 
빅데이터 서버실

  • 자율운항선박에 탑재되어 있는 각종 시스템에서 취득되는 방대한 양의 운항데이터와 자율운항 관련 모든 정보들을 실시간 저장, 관리

 
디지털 트윈 브릿지 모니터링/원격제어실

  • 자율운항선박에 탑재된 각종 장비와 자율운항시스템의 실해역 시험 시 발생하는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한 시스템

시운전 통합관제실

  • 항해 또는 정박 중인 자율운항선박의 주요 운항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안전 운항 및 해상 시운전과 관련된 주요 정보를 공유하여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시운전 선박 관리 수행

 

3.4 자율운항선박 시험선의 건조 및 운항

자율운항선박 기술의 실험과 적용을 위해 2020년부터 시험선의 설계와 2022년 4월 완공하여 시험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자율운항 해상테스트베드 시험선

연혁

  • 2020년 자율운항선박 시험선 설계
  • 2021년 4월 ~ 2022년 4월 자율운항선박 시험선 건조
  • 2022년 6월 15일 시험선 해상공시운전 테스트 
선박제원
길이: 26.5미터
폭: 5.7미터
깊이: 2.5미터
총톤수: 69톤
주기관출력: 600마력. 2기
설계속력: 12노트
항해구역: 연해구역
최대승선인원: 15명

선박의 주요 구성
조타실, 연구실, 앵커실, 갤리, 회의실, 화장실, 선원실, 기관실, 연료탱크, 청수탱크 등 

 

3.5 실증 선박

KASS 사업단에서는 2024년 팬오션 1,800 TEU급 컨테이너선에서 실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 팬오션과 포스에스엠을 자율운항선박 실증 지원 선사로 선정한 바 있으며, 실증선박에 자율운항 시스템을 탑재하여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말까지 해상 실증 시험을 진행할 예정에 있습니다.
 

4. 결론

제가 만났던 많은 분들이 아직  '자율운항선박이 과연 우리 세대에 운항이 가능하겠어?'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니면  4차 산업 시대에 우리나라 해운, 조선산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 거야?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어떠신가요?
 
자율운항선박, 
다가올 미래인가요?
 
아니면 이미 현실이 될 미래인가요?
 
그리고
우리 정부와 산업계, 연구계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여러분의 의견과 생각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공부하는 장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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